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니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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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5 2018. 11. 7. 01:49

1107 새벽의 편린

며칠 간 기분은 괜찮았다. 이 별 저편 누군가 나를 위로하고 있다 믿으니 마음이 놓였다. 마치 술이 기분을 나아지게 만든다고 믿었던 시간처럼.

평생 만날 수 없음직한 사람과 이국의 밤에 놓여있는 꿈을 꾸었다. 아주 추운 미래에 다정한 그림자가 어렸다.

그동안 나는 그처럼 조금 더 건실하고 밝은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다고 믿었다. 마치 약이 나를 치료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시간처럼.

잠시간의 표지판은 이해할 수 없는 바람으로 흔들리고, 나는 그것을 멈출 수 없다.

그 사이 새로운 사람을 만나고, 어쩌면 친구가 되었다. 분명 그런 날이 오면 별 반대편의 불빛이 깜빡이는 것은 신경쓰지 않으리라 생각했다.

나는 그곳에서 부는 바람에 슬퍼지고, 그곳에는 슬픈 내가 존재하지 않겠지.

다시금 우울해진 건 힘든 너 때문이 아니라 나의 믿음이 그동안의 모든 부질없고 유해한 시도들과 다름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일 테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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